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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
[사람향기]
  • 전미해 기자
  • 승인 2023.05.30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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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민이 당진시의회를 찾을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러다보니 그 의회 안에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멋진 도서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분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아는 사람만 알고 이용한다는 당진시의회 도서관을 지난 26일 오후에 찾아보았습니다.

의회 2층에 위치한 도서관은 입구에서부터 신발을 벗으면서도 책장에 가지런히 꽂힌 책에 시선이 머물며 독서의욕을 불러일으킵니다.

도서관 안에 들어서면 공간이 양측 홀에 설치된 복층 입체 서가와 가운데 독서 공간으로 구성돼 있는데 온통 따뜻한 감성이 더해진 목재 구조물에 우와! 하고 감탄부터 하게 됩니다. 이 도서관이 2020년 목조건축대전 준공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이유가 있었구나 싶습니다.

도서관 내부가 매우 입체적이고, 너른 창으로 바라다 보이는 바깥 풍경도 분수대와 함께 아름답게 펼쳐져 마치 고품격의 커피숍을 방문한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입니다.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에 취해 독서의 목적은 물론 심신 힐링이 되는 듯 한 느낌도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입체적인 서가 중 오른쪽으로 먼저 오르니 넓은 계단을 두고 복층을 오르내릴 수 있고, 의자에 앉아서, 계단에 툭 걸터앉아, 혹은 원하는 편한 자세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공간입입니다.

가운데 독서공간을 지나 왼쪽 구조물 뒤편으로는 조용히 구별된 공간에서 바닥에 앉아 독서할 수 있는 곳이 있고, 상부로 올라가는 계단 좌편으로도 책이 비치 돼 있어 쉬이 오르지 못하고 자꾸 머물게 됩니다. 무엇보다 어른이 오를 수 있는 계단과 낮은 계단이 함께 조성돼 어린이들을 배려한 흔적이 보여 감동입니다.

상부에 올라서 내려다보는 전경이 웅장하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훌륭한 공간에 엄마와 어린이 단 둘 뿐이어서 의아합니다. 조심스럽게 물으니 “6세이지만 아이가 책을 좋아해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도서관을 꽤 자주 찾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올 때마다 거의 자신들 뿐”이라고 말해 충격입니다.

“이곳을 소수만 알기에는 너무 아깝다”면서 동행한 지인은 “제가 우연히 찾았을 때도 사람이 없다시피 해서 그 후로 혼자 조용히 힐링하고 싶을 때 즐겨 찾는 공간이 됐다”고 말해줍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안내하는 분이 휴무여서 이유를 물을 수도 없어 연휴를 지난 오늘(30일) 오후 전화로 문의를 해보니 “정식 도서관이 아니어서 상시 직원이 없이 장애인일자리 제공 형식으로 형편껏 운영 된다”고 말해줍니다.

이토록 훌륭한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을 평상시에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들었는데 적극 홍보하지 않는 이유를 물으니, “원래 계획은 2020년 봄 정식으로 개관식을 갖고 문을 열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계획이 무산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답해줍니다.

그랬구나! 공감하면서도 코로나19가 종식되다시피 한 지금에도 시민들이 이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아 안타까웠습니다. 의원들만의 공간에서 시민들에게 오픈하고 공유하기를 바라는 선한 마음으로 오픈하게 된 목적대로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바란다는 당부를 해 놓았으니 지켜볼 일입니다.

이곳 도서관은 이용시간이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여서 주말과 공휴일에는 이용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상시직원이 있는 정식 도서관이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네요.

더불어 시의회 도서관에 오르기 전 먼저 1층 문을 열고 들어가면 북카페가 자리 잡고 있는데 애시 당초 의원들이나 직원들은 물론 시민들의 쉼과 적극적인 소통을 위한 목적으로 오픈된 이 공간이 방문했을 때 꽤 썰렁한 모습으로 방치돼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컸습니다.

이곳에서는 마른 목을 축일 수 있는 음료대가 있고, 커피 등의 음료반입이 가능하니 가볍게 독서도 하면서 가볍게 담소도 나눌 수 있어 적극 이용하시면 좋겠습니다.

시민의 혈세로 조성된 공간이 아는 사람만 소수 이용하는 공간으로 전락해서는 안됩니다. 이모저모 다방면으로 알려 최대한 많은 시민들이 알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 우리 언론은 물론 기관들이 함께 적극 힘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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