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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건강한 봄 나시길
[사람향기]건강한 봄 나시길
  • 전미해 기자
  • 승인 2020.03.30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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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찾아 본 삼선산 수목원 곳곳에 당진시의 시화인 진달래꽃이 무더기로 피어났습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며 찾는 사람 많지 않으니 사회적 거리는 자동으로 유지가 됩니다.

 

지난해 꼭 이맘때 남겨놓았던 추억의 사진을 찾아 살펴보니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참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는데, 피어난 꽃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대며 하하 호호 즐거운 웃음소리 가득했는데, 한산한 가운데 둘이서, 셋이서, 넷이서 대부분 가족단위로 찾은 사람들은 그저 조용히 걸으며 마음껏 소리 내어 즐거워하지도 못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며 이마저도 절제하는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지 싶습니다.

 

놀이터에는 마스크로 다 가려지다시피 한 작은 얼굴에 눈만 빼꼼이 내밀고, 요즘 같은 시국에 서로 부대끼며 어울릴 수도 없는 친구들 대신, 엄마와 단촐하게 앉아 애꿎은 모래만 끝도 없이 파헤쳐대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노부부가 맨발로 황톳길 걸어 나와서는 끝자락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햇빛샤워를 하고, 누군가 쌓다 만 돌탑 위에 조심스레 돌 하나 더 올리던 그 아이는 무엇을 기원했을까요.

 

손에 손을 잡고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걷던 한 가족이 인적 드문 벤치에 걸터앉아 준비해 온 빵과 음료를 나누며 조촐하게나마 봄 소풍 기분을 느껴봅니다.

 

구름다리 우지끈 출렁여 보니 중고등학생 쯤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나와 외양간 탈출한 송아지마냥 펄쩍펄쩍 뛰어댑니다. 학교도 못 간다지, PC방도 안 된다지, 영화도 못 본다지, 된다는 것 하나 없는 요즘 참 많이도 답답했을 아이들 마음이 후련해지면 좋겠네요.

 

여느 때 같았으면 이 사람 저 사람 붙들고 어디서 왔느냐, 수목원 둘러보니 어떻더냐 는 등의 질문을 쏟아부었을텐데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탓에 입술 꽉 물고 절제하며 방문자센터 뒤로 난 길을 따라 올라봅니다. 곳곳에 또 다른 산책로를 조성하느라 여기 저기 정비중입니다. 거친 자갈돌을 골라내고 걷기 좋게 다듬는 분들의 고마운 손길이 있었네요!

 

정상까지 300미터 거리임을 안내해주는 표지판을 보고 이어 걸어봅니다. 전망대가 설치된 앞산은 산책 코스라면 제법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져 이곳은 등산 코스입니다. 등줄기에 땀이 흐르고, 잠깐 둘러만 볼 요량으로 물 한 병 없이 올랐던 것을 한탄하며 정상에 다다랐을 때 당진시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황홀한 광경에 넋을 잃고 맙니다. 이래저래 심장이 쿵쾅쿵쾅 나댑니다.

 

“흐미, 좋은 거!”

 

안전하게 힐링하고 돌아오는 길목, 늘상 비어있던 자전거도로라도 뛰고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학교 운동장을 찾아 자녀들과 축구공이라도 주고받으며 긴장을 풀고, 사람이 많지 않은 시간을 이용해 밤이든 낮이든 당진천변이라도 뛰고 걸으며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몸부림도 그렇습니다.

 

일명 ‘집콕’이 주는 이로움도 좋지만 호흡기증상이 없는 분이라면, 동네라도 한 바퀴 휘돌아보고 가까운 뒷산이라도 오르며 심신을 달래는 일 또한 꼭 필요합니다. 다만, 외출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과,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에는 외출을 삼가고,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도록 하며, 외출하고 돌아와서는 손을 깨끗이 씻을 것을 전문가들은 당부하고 있습니다. 철저한 개인위생수칙을 실천하고, 폐쇄된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삼가면서, 틈틈이 심장이 쿵쾅거리고 숨이 턱에 차오를 만큼 뛰고 걸어 건강한 봄 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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