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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역대급 폭우에 절규하는 사람들, 함께 어려움 이겨나가야
[사람향기]역대급 폭우에 절규하는 사람들, 함께 어려움 이겨나가야
  • 전미해 기자
  • 승인 2022.08.16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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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자율방재단 피해복구 모습
부여자율방재단 피해복구 모습

15일 광복절 이른 아침 휴대폰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려댑니다. 충남 청양군 청남면에 귀농해 시설하우스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이“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배수장 펌프 여러 개가 고장 나 농수로 배수를 제대로 해주지 못해 시설하우스가 침수돼 출하를 앞두고 있는 농작물이 모조리 흙탕물에 잠겼다. 하우스 농사도 망쳤지만 마을 대부분이 물에 잠겨 주민들 피해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대비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도와달라"는 절규에 가까운 제보전화였습니다.

이 제보자가 살고 있는 마을 뿐 아니라 최근 쏟아진 기록적 폭우로 피해가 여기저기서 속출한 가운데 14일 청양지역은 시간당 100mm 이상의 호우가 집중되면서 하천 제방 유실과 농경지 침수, 주택 침수, 산사태 등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청양군이 합동조사반을 꾸려 16일 오전 6시까지 조사된 피해 상황을 살펴보면 국도지방도 파손 5건, 군도농어촌도로 파손 24건, 지방하천소하천 파손 21건(14.7km), 농업시설(수리) 2건, 소규모시설 91건, 산사태(9.6ha) 등 기타 21건, 주택파손 5동, 주택침수 66동, 축산시설 23곳, 농림작물 145건(155ha), 수산물 양식장 4곳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모름지기 총 피해액이 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부여지역에서 지난 10~11일 내린 205~300mm 비에 이어 13일부터 14일 오전 6시까지 시우량 115㎜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쏟아져 실종자가 2명 발생하고 시설하우스와 주택이 침수되는 등의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부여군은 16일 현재까지 농경지 121ha가 유실되거나 매몰되고 멜론 77.5ha, 수박 74.7ha, 포도 70ha 등 시설하우스 291ha가 물에 잠겼고, 주택과 상가 130여 채가 전파되거나 침수돼 이재민 80여 가구가 발생했습니다. 임야와 민가 주변 68곳에서는 11ha 규모로 산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그밖에 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피해를 입으며 충남지역 전체적으로는 축구장 485개 크기에 달하는 면적의 농경지가 쑥대밭이 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다행히 충남도 김태흠 도지사가 16일 부여·청양 지역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요청하고 나서면서 절망뿐이던 피해민들에게 작은 소망이라도 생겼습니다.

특별재난지역은 대형 사고나 자연재해 등으로 피해가 큰 지역의 복구 지원을 위해 대통령이 선포하는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주택 전파·유실 1300만 원, 반파 650만 원, 침수 100만 원, 세입자 입주보증금·임대료 300만 원 가운데 80%가 국비로 지원됩니다. 공공시설 복구비는 최대 88%까지 지원받게 되며, 농경지 복구비와 농림시설 파손에 대한 지원도 국비가 확대됩니다. 또 작지만 건강보험료 경감, 통신요금 감면, 전기요금 감면, 도시가스요금 감면, 지역난방요금 감면 등의 간접적인 지원도 받을 수 있어서 힘이 됩니다.

어떤 사람은 하루아침에 집을 잃고, 누군가는 가족을 잃었으며, 몸을 다치기도 하고, 자식 같은 농작물이 통째로 흙더미에, 혹은 물에 잠긴 모습을 그저 망연자실하여 바라볼 수밖에 없는 피해민들이 낙심하지 않도록 도민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행동으로 옮기며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16일 현재 피해가 가장 큰 부여와 청양 지역 피해 현장에는 지역 공무원과 경찰, 군인, 소방관, 자원봉사자들이 시설하우스를 덮친 토사를 제거하고 농지나 주택을 덮친 위험 수목을 제거하는 등의 긴급 복구 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충남교육청 직원들도 수해 피해를 입은 부여군을 방문해 파손시설을 정비하고 피해 작물 수거 를 돕고, 수많은 공직자들이 휴가를 반납했습니다. 군 장병들이 피해현장에 배치돼 복구 작업을 돕고 있다니 정말 든든합니다. 특히 지역마다 현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방재단원들이 적재적소에 신속하게 배치되며 복구를 서두르고 있다는 소식이 고맙습니다.

코로나19 재 확산에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쏟아진 물 폭탄을 맞아 다 잃은 것 같은 절망 속에서도 끝내 일어설 수 있음은 세상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이기 때문입니다.

재난도 우리가 함께 함으로 넉넉히 이겨나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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