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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격려의 말 한마디가 절실히 필요한 때
[사람향기]격려의 말 한마디가 절실히 필요한 때
  • 전미해 기자
  • 승인 2022.03.22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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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분들 가운데 코로나19에 확진되셨던 분들이 일반 감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증상이 별것 아니라고 말씀들을 하셔서 확진판정을 받고서도 긴장을 덜했는데 막상 걸리고 보니까 저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처음에 어린이집 다니는 작은 아이가 확진을 받은 것으로 시작해 시간차를 두고 결국 온 가족이 다 확진을 받으면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열과 극심한 인후통, 가래기침으로 2주 동안 고생하고 나니까 내가 너무 안일했구나, 좀 더 조심할 껄 하는 후회를 했습니다. 지금은 열이 나지는 않지만 증상이 깨끗하게 낫지 않고 여전히 가래가 있고 한 대 맞은 것처럼 머리도 멍합니다. 이전과 다르게 자꾸 피곤함을 느끼고 평상시 오가던 길을 걸을 때도 약간의 오르막길에서도 금세 숨이 차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일가족이 시간차를 두고 확진판정을 받다보니 근 2주 동안 얼굴을 볼 수 없었던 한 지인이 초췌한 얼굴을 내비치며 한 말입니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들, 일반 감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 사람에 따라 매우 다를 수 있음을 알려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챙기고 조심할 것을 언론인이니까 독자들에게 알리기 바란다는 당부를 합니다.

이분의 말에 동의를 하는 것은 2월 중 확진판정을 받았던 필자도 격리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쉬이 사그러들지 않는 가래기침으로 수일을 고생했는데 최근 들어 피곤하면 인후통이 어김없이 재발하여 약을 먹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쓰라린 통증에 고생을 하고 있으니 그렇습니다. 이분 말대로 머리는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멍하기도 하고, 잔잔한 두통이 지속돼 신경이 쓰이고, 어떤 때는 흔히 부르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한참을 생각해야 하는, 마치 치매노인 같은 현상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지난 주중에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60만 명을 넘어섰고, 3월 15일 당진시는 1,835명의 역대 최고의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형제자매들 단톡방에도 이 가정, 저 가정 속속들이 확진소식을 전해옵니다.

입학한 지 얼마 안 된 아들놈 학교도 온라인수업으로 속속 전환되고, 학원도 선생님이 확진 받아 중단됐던 수업이 재개되는 가 싶으면 또 수강생이 확진 받아 연속 중단됩니다.

너도 나도 확진소식을 전해올 때면 위로의 말을 전하느라 “슈퍼항체가 생기는 것이니 너무 속상해 말자”고 웃으면서 말해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만 나타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후유증에 이제 이 말도 쉬이 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21일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20만 명대로 떨어진 것을 보아 유행이 점차 누그러지고 있는 것 아닌가 조심히 예측하면서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 종식을 기대하지만 아직까지 끝이 보이지 않아 절망합니다.

이사하고 손님을 치르려면 과일이 필요해 방문한 가게에서 여사장님이 푸념하듯 하소연을 합니다.

“이번 기회에 가게 접으려고 합니다.” 과일가게를 4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운영해 온 이분이 이미 받아놓은 과일들을 팔아야 하는데 남편이 먼저 확진돼 이날 아내가 대신 판매에 나섰지만 인후통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오전에 검사한 PCR결과가 다음날 나오는데 보나마나 양성일 것 같다면서.

그러니 과일은 격리기간 동안 다 썩어 버려질 형편에 놓인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뚝 끊겨 생활비는커녕 가게 월세도 못내 버티기 어려웠는데 이참에 영영 가게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합니다. 막막해 하는 이분의 고통이 느껴져 필요 이상으로 넉넉하게 과일을 구매하고 ‘힘내시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오는데 아내분이 눈물을 흘립니다. 비단 이분들만의 문제이고 이분들만의 어려움일리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에 충남도에서 충남형긴급재난지원금을 소상공인들 뿐 아니라 취약계층, 노점상에게까지 지급한다는 소식인데 고루고루 주려다 보니 돌아가는 금액이 많을 리 없습니다. 고작 몇 십만 원이 이분들의 눈물을 다 닦아줄 수 없지만 아주 작은 위로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곧 끝이 올 거라는 희망 하나로 버텨온 소상공인들이 아무런 대책조차 없이 여기저기서 풀썩풀썩 주저앉는 비참한 현실에 놓인 분들과, 확진으로 인하여 받는 육신의 고통보다 생계의 막막함으로 더 고통스러워 하는 분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가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힘내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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