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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 생동감 넘쳐나는 반전이...면천마을을 찾아서
[사람향기] 생동감 넘쳐나는 반전이...면천마을을 찾아서
  • 전미해 기자
  • 승인 2021.10.18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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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나 찾을법한 패딩이 절실히 생각날 만큼 바람이 꽤나 차갑게 느껴지는 16일 오후 당진 면천지역을 휘돌아 보는데 찻길 가 어느 집 처마 밑에 내년을 기약하며 대롱대롱 나란히도 내걸린 옥수수가 참 정겹습니다.

마을을 포근히 감싸 안은 면천읍성은 복원공사가 한참이어서인지 아직은 어수선하고 한적하기까지 하지만 꽤 많이 옛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읍성을 응원하며 마을을 휘돌아보노라면 어김없이 방송을 타 꽤 유명해진 찹쌀꽈배기 트럭이 반기고, 여름 내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들을 분주하게 맞이하던 유명한 콩국수 집은 철 지나 고요해졌습니다.

근처 골정지에 다다르니 한 여름 그 푸르던 연꽃은 추위 속에 속절없이 무릎을 꿇었고, 대신 벚나무 가지가지마다 가을이 보기 좋게 달렸습니다.

한구석 칙칙했던 창고가 어느새 화려한 카페로 변신하여 마음이 시린 사람들 발걸음을 붙잡고, 그 바로 앞 골목에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야단법석입니다.

면천면주민총회실행사업 일환으로 이날 ‘면천특공대’가 지역경제문화 활성화 홍보를 위한 영상 촬영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면천면 청소년영상기자단이 이들의 홍보영상 촬영모습을 그들 카메라에 뒷걸음질쳐가며 담느라 분주합니다.

오수권 당진시주민자치협의회장, 유재석 두견주보존협회장, 이영호 당진소방서 의용소방대연합회장, 호선기 새마을지도자면천면협의회장, 김의중 면천면주민자치회 총무분과장, 임민우 면천진달래민속축제 집행위원으로 구성된 면천특공대 6인이 중절모에 선글라스 장착하고 바바리 코트 자락 때마침 불어주는 갈바람에 냅다 휘날리며 스텝 두 명이 피워대는 연기 사이를 휘젓고 멋지게 행진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도무지 평범한 마을 주민 같지 않습니다. 수십 년 차 프로배우 같습니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찬바람 맞아가며 수십 차례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도 싫은 내색 하나 없이 내 고장 홍보하는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근처 면천읍성 안 그 미술관 앞 마당(구,면천우체국)에서는 시민지속가능발전소가 주최하고, 면천문화마을협동조합이 주관한 마을장터가 열려 다가가 보니 새것이나 다름없고 수십만 원 가는 브랜드 패딩을 함께 따라 나온 아들을 위해 3만원에 구입한 어머니가 흡족해 합니다. 내게 더 이상 필요 없게 된 물건이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하고 소중한 물건으로 팔자가 뒤바뀌는 마을장터가 있어서 주민들은 고맙습니다.

1층 안쪽에서는 직접 우드버닝 컵받침을 만들며 목공체험에 나선 가족을 만납니다. 나만의 개성을 살려 작품을 무료로 만들어갈 수 있다니 어른들도 아이들도 추억 만들기에 몰입합니다.

바람이 어찌나 시샘을 부리든지 만반의 준비를 한다고 챙겨 신은 운동화 대신 대부분 차량 타이어 신세를 졌지만 면천마을을 한 바퀴 휘돌아보노라면 마음이 평온해지며 힐링이 되고 마는 매력이 있습니다.

조용한 시골마을이겠거니 하고 찾아 본 면천마을 곳곳에서 생동감이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남녀노소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마을을, 세상을 바꾸어 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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